[스크랩] 크리스마스 목가
크리스마스 목가(牧歌) / 안희선 이를테면, 이해성있게 해마다 듣는 캐롤이어서 그것은 마지막 달의 어릿광이라고나 할까 우리가 익히 아는 바이로되, 한 해의 끝자락에서 세상은 울긋불긋 치장을 해, 살림이 여의치 못한 사람들까지도 어쩔 수 없이 휩쓸리는 소비의 물결, 때는 바야흐로, 어떤 화폐의 시기 밥 먹듯 세일(sale)하는 백화점들은 문지방이 닳아 반들거리는 동안에도 낡은 세계의 사람들로 가득하고, 오늘도 반짝이는 십자가는 한가로운 밤 하늘의 붉은 산책밖엔 할 일이 없어...... 아, 물론 좋도록 생각해야겠지만 문득, 현기증나는 이 날은 그리스도가 오신 날 아무렴, 가진 자던 못가진 자던 아기예수의 탄생은 축복할 일 이젠 하늘도 무심해 세상은 제 멋대로 막 간다지만, 이러쿵 저러쿵 고단한 삶의 괴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