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하나님의 뜻"에 대하여 묵상해 보는 기회를 가져볼까요?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많이 거론하는 신앙적 언어는 믿음과 신앙이라는 말 외에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단어일 것이다.
교회의 일들을 논의할 때, 그리스도인이 결혼 상대를 정할 때, 출석 교회를 정할 때, 직장을 구할 때 등등,
삶의 의미를 찾고 이런저런 중요한 선택을 할 때에도 예외 없이 기도하고 고민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하고도 마땅한 신앙의 정석이요 교회의 존재 이유가 하나님의 뜻을 좇는데 있다는 면에서
하나님의 뜻은 가장 중대한 관심사여야 한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을 거론하는 현실을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여러 형태의 왜곡과 오해가 자리하고 있다.
오해와 왜곡은 주로 이러한 경우와 사항에 관한 것이다.
첫째,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합리화하는 언어적 수사로써 하나님의 뜻을 들먹이는 경우.
둘째, 모든 일은 하나님의 뜻 가운데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일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
셋째, 하나님의 뜻이라고 결혼해놓고 하나님의 뜻이라며 이혼하거나 하나님의 뜻이라며 교회를 정해놓고
하나님의 뜻이라며 교회를 떠나는 것에서 드러나듯 이현령비현령인 경우.
넷째, 자기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하나님의 뜻이 왔다 갔다 하는 아전인수 격으로 하나님의 뜻을 끌어들이는 경우.
다섯째, 이미 발생한 일에 대해 딱히 할 말이 없을 때, 마치 숙명론처럼 혹은 운명론에 입각한 자기 팔자소관으로 핑계하는 경우들이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와 같은 이유들로 왜곡과 오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장 큰 이유는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뜻을 너무 직접적이고 기계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을 만나든 좌우간 모든 일은 하나님의 뜻 가운데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기계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이렇게 하는 것이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믿음의 태도요, 하나님을 역사의 주인으로 인정하는 신앙의 자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분명한 사실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허용 안에 있으나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일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곧 믿음이라는 오래된 습성 때문에 적잖은 그리스도인들이
인재나 자연 재해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단골 메뉴로 하나님의 심판, 혹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간단하게 규정하는 일들이다.
심지어 36년간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다가 간신히 독립하자마자 6.25 전쟁으로 남북이 분단된 것까지도
다 하나님의 뜻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들의 믿음은 확고부동하다.
물론 이런 신앙의 자세가 전적으로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세상의 어떤 일도 하나님 밖에서 일어나는 법은 없다고 믿는 것이 기독교의 하나님 이해라는 면에서 일단은 옳다.
즉 모든 것이 하나님의 허용 안에 있으나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뒤틀린 표현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과 범사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즉 모든 일이 하나님 안에서 일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모든 일이 하나님의 뜻이 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장중에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은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모든 교통사고가 하나님의 뜻일까?
모든 환자가 병에 고통당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까?
세월 호 침몰 사고가 하나님의 뜻일까?
결코 그렇게 볼 수 없다. 하나님 안에서 일어난 건 맞으나 하나님의 뜻이 있어서 일어났다고 할 수는 없다.
하나님은 세계를 초월하시지만 동시에 세계에 내재하시기 때문에 하나님 안에서 일어났다고 믿는 것은 옳으나,
하나님의 뜻이 있어서 일어났다고 믿는 것은 하나님을 당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무고한 생명을 죽이고 수많은 가족과
이웃을 슬픔에 빠뜨리는 잔인한 분으로 왜곡시키기 때문에 옳지 않다.
그러므로 이 둘은 구별되어야 한다.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과 범사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엄격히 구별되어야 한다.
그런데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은 이 둘을 구별하지 않는다.
그 결과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신앙으로 범사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해버리는 오류를 너무 쉽게, 너무 많이 범한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감정과 기호에 달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과 의지에 달린 일이다.
나의 합당함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고 주님의 합당하심에 달려 있다.
그분의 뜻은 성경에서 너무나 분명하고도 명확하게 명령되고 있다.
다음에 이 부분에 대하여 묵상해 보자.
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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