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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살아서 나를 믿는자는 영원히죽지아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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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베트남.소식

[스크랩] 베트남에 살아보니 31

샤론의 수선화 2018. 12. 8. 20:16

  우리 동네에 집들이 자꾸만 들어서다가 보니 그만 아침 산책로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파트 빌딩 사이로 산책을 하다가 어느 남자분과 마주쳤습니다. 내게 뭐라고 말을 붙이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길을 묻는가 하여 어설픈 베트남 말로 나는 한국 사람이어서 잘 모르겠다며 자리를 피하려했습니다. 나는 이럴 때가 참 난처합니다. 어서 도망치고 싶습니다. 그러나 따라오면서 말을 붙입니다.
  “네가 한국말을 가르치냐?”
  “그렇다.”
  “한 주에 몇 번 수업하며 수강료는 얼마냐?”
  베트남 말이 안 통하니까 영어로 묻습니다. 아마 내가 한국말 가르친다고 소문이 조금씩 돌고 있었나봅니다. 마침 훼사장이 만들어 준 명함이 있어서 건넸더니 고맙다며 떠나갔습니다.
  이제부터는 머리 단정이 빗고 최대한 곱게 하여 문 밖을 나가야겠습니다.



  훼사장이 간판을 만들어 가게 앞에 세워놓았습니다. 가게를 들락거리는 손님들이 낯선 한국어가 적혀 있으니 무슨 말인가 하고 묻는가봅니다. 간판 뒤에는 베트남어로 적어놓았는데도 확인을 하고 간다고 합니다. 정말 이제는 옷도 단정히 입고 나가야겠습니다.


  한국에서 모두 6박스의 헌옷을 보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느 분은 비행기로 보냈다고 하여 오늘은 훼사장이 짐을 찾아오지 싶습니다. 참으로 가슴 뭉클하게 고마움이 밀려옵니다.
  옷이 도착하면 먼저 나부터 정장 한 벌을 사 입어야겠습니다.
 
  아침운동을 끝내고 가게에 들립니다. 한국말을 배우고 있는 얀이 한국노래를 틀어 놓는데 ‘사람아 사람아’ 라는 말만 자꾸 귀에 들어옵니다. 집에 와서도 ‘사람아 사람아’를 흥얼거리게 됩니다. 시시때때로 ‘사람아 사람아’를 부르다가 싫증이 나면 ‘인간아 인간아’ 하고 부릅니다.
  다음 주가 되면 한글반 학생에게 한국노래를 가르쳐 줄 때가 되는데 무슨 노래를 가르쳐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이돌 노래를 가르쳐 주면 좋아하겠지만 내가 그런 노래를 모릅니다. 설사 안다고 해도 입이 안돌아가서 못 부릅니다. 요즘 젊은이들 노래는 입이 싸야합니다.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를 가르쳐줄까 하고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러나 설명해야 할 단어가 너무 많고 진부해 할 것 같습니다.
  참으로 옛날 유행가는 유행가 반열에 넣기 아까운 곡들입니다.

  모두 가곡집에 들어가야 할 노래들입니다.

출처 : 통일한국 원로원
글쓴이 : 무궁화33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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