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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베트남.소식

[스크랩] 베트남에 살아보니 30

샤론의 수선화 2018. 12. 7. 18:54

어제 밤은 베트남과 필리핀의 스즈키컵 준결승이 붙는 날이었습니다.
 


  이사장의 사무실 직원과 훼사장 가게 식구 모두가 식당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일찍이 식당 중앙에 자리를 잡고 코스로 나오는 베트남 전통음식을 마주했습니다.
  분위기 메이커인 냐안이 부어라, 마셔라, 건배를 외치며 분위기를 돋우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식당의 실내는 조리실로 사용하고 식당 바깥이 식당 역할을 합니다. 베트남의 인도와 거리는 테이블과 의자를 내 놓으면 식당이 되고, 다 걷어 들이면 거리가 되는 다용도 공간입니다. 필요에 따라 식당의 크기를 얼마든지 늘릴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를 줄지어 세워놓으면 주차장도 됩니다.



  아무튼 식당마다 찻집마다 야외 스크린을 걸어놓고 축구의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종업원들이 연신 음식과 맥주를 나르느라 분주합니다. 가족단위, 친구단위로 가게마다 좌석을 가득 메우고 축구 경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베트남인들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민족입니다. 마을마다 찻집도 많고 사람들이 늘 그득합니다. 대부분 가족단위로 집 밖에 나와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아이들이 많으니 화제 거리도 많겠지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각자의 시간을 갖는 우리네와는 다른 모습들입니다.


  이윽고 경기가 시작되고 사람들의 젓가락질이 뜸해지면서 시선이 화면에 꽂힙니다. 베트남 축구 감독이 한국인이어서 우리는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박항서를 응원합니다.
  애타는 비명이 가끔씩 들리다가 아쉽게도 전반전은 득점 없이 끝났습니다.


 

  또다시 부어라, 마셔라, 건배를 되풀이하는데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베트남이 연거푸 두 골을 넣습니다. 
 

 

  환호성이 터집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처럼 야단스럽지 않습니다. 잠시 일어났다가 바로 앉아서 냉정을 되찾습니다.
  나는 그들과 함께 방방 뛸 각오를 했다가 머쓱해져서 애꿎은 사진만 찍습니다.
  그냥 어울리는 분위기를 즐기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남은 5분을 나는 초를 꼽으며 간을 녹이고 있는데 이들은 여전히 부어라, 마셔라, 건배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2대1로 게임은 끝이 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자체 축제가 시작 되려나 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리를 틀고 일어나 즐거운 얼굴로 돌아갑니다.
  우리나라처럼 신명나는 뒷풀이가 없습니다.
  나는 동남아에서 베트남이 우리와 외모와 정서가 가장 흡사한 민족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다른 점도 있습니다. 아마 공산주의 정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기고 나니 박항서와 같은 국민으로서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베트남인들과 동질감도 느낀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출처 : 통일한국 원로원
글쓴이 : 무궁화33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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