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way to heaven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살아서 나를 믿는자는 영원히죽지아니하며

on the way to heaven

필리핀 .베트남.소식

[스크랩] 베트남에 살아보니 7

샤론의 수선화 2018. 10. 11. 19:26

  나는 국민소득 $1,000불이 채 안 되는 한국에서 태어나 $30,000 시대까지 살아본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GDP $2,500인 베트남에서 사는 게 별로 불편하지 않습니다.
  아파트 복도에서 아이들이 놀이터마냥 뛰놀아도, 곳곳에 폐비닐봉투가 뒹굴어도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우리도 예전에 그렇게 살았지요.
  1,2,3,4를 못 읽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막대기로 대통령후보를 표시하여 투표를 하고는 나랏님을 하늘같이 여기며 살았었지요. 주차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었고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이웃 간에 갈등을 겪는 일이 없었던 시절을 보내며 살아왔습니다. 


  곳곳의 CCTV에서 비켜 앉은 홀가분함, 아나로그 시대로 되돌아온 듯한 베트남의 생활이 그래서 내게는 편안함으로 다가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아파트에 수퍼마켓이 있지만, 나는 아침에만 잠시 머무르다 가는 삼륜차 노점상을 좋아합니다.


                                         


  오늘은 한국에는 없는 채소들을 좀 사보았습니다.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는 풋고추를 닮은 오크라, 조금 잘라서 혀를 대보니 끈적한 느낌이 납니다. 이게 염증을 제거한다는 뮤신이라는 물질인가 봅니다. 이 나라에는 없는 풋고추를 대신하여 잔멸치 볶음에 넣어볼까 합니다.
  오이도 아니고 호박도 아닌 것이, 인터넷에서 이름도 찾을 수 없는 큰놈은 한 입 물어보니 무와 오이를 섞은 맛이 나기에 오이소박이처럼 담궈 봅니다. 이 놈에게 오이무라고 한국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 이렇게 단독 주택들이 앞 다투어 들어서고 있습니다. 겨울과 지진이 없는 곳이어서 건축이 쉽지 싶습니다. 뼈대가 참 가늘고 얇습니다.
  함석으로 지은 임시 숙소에서 건축자가 가족과 함께 살면서 집을 완공해 나가고 있습니다. 
 



  도르래로 물과 건축자재를 끌어 올리며 토목일과 미장일 등 전반적인 건축을 몇 명이서 다 해 내고 있습니다.



   한 6개월을 지나니 이렇게 멋진 주택이 만들어집니다.

 


    산책로 가 가로수에 파파야가 오밀조밀 달려있습니다.
    안 익은 놈은 따서 나물로 해 먹고 다 익으면 과일이 되는 파파야입니다.

 

   선선해지는 저녁이면 우리 부부는 아파트 앞에 내려가 노천카페에 무리지어 앉아서 즐거움을 나누는 주민들을 구경합니다. 그들도 얘기꽃을 피우다가 이방인인 우리를 쳐다봅니다. 서로서로 구경거리가 됩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70년대의 베트남에서, 한국의 노부부가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살아내고 있습니다.

출처 : 통일한국 원로원 (재난대비, 생존, 전쟁, 기후변화)
글쓴이 : 무궁화33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