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찬미예수
아름다운 계절 가을이 있어 감사하고 우리 마음을 넉넉하고 풍요롭게 한다. 언젠가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을 때, 외국인이 한국의 날씨가 너무 좋아 하는 말이 "날씨를 살 수만 있다면 자기나라에 가지고 가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 말 할만한 것이 자고로 한국의 가을 날씨를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하지 않았던가! 계절이 주는 선물도 엄청난데 가을 날씨는 유독 화창하고 찰지고 맛있게 느껴진다.
46년 만에 개방하게 되었다는 남설악 만경대가 공개되었다. 지난 주 하루 날을 잡아 동료들과 나들이를 했다. 아직 단풍이 절정은 아니지만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했다. 평일인데도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자연의 단풍보다 형형색색의 인간 단풍이 더 찬란했다.
거의 우리 연령대에 속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어느덧 우리도 세상 살다보니 머리에 희끗희끗 물들었나보다. 모르고 살다가 모른다는 것을 겨우 알기 시작하니 어느덧 석양이 되었나보다. 산전수전(山戰水戰) 그야말로 백병전, 공중전 다 겪은 사람들이다.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산은 자기 발로 올라가야 하기에 대신해 줄 수 없다.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며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는 겸손을 배우게 된다. 산 아래 내려와서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 겸허함을 배우게 된다. 인생에는 이렇게 항상 넘어야 할 산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들이다.
오색 약수터에서 오르기 시작했으나 정작 만경대에는 이르지 못했다. 앞 사람 엉덩이만 바라보고 걸어야하는 형국이라서 용소 폭포 정상에서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곳을 4시간씩이나 지체되는 상황이었다. 다시 걸어올라 온 길을 되돌아왔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훌륭한 풍광들을 누릴 수 있었다. 정상에 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과 현재를 즐기는 여유로움과 풍요로움의 행복은 무엇에도 비견할 수 없다.
산을 오르내리면서 시편을 암송하며 낮은 목소리로 찬양을 하며 시를 읊어본다. 무릇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로 인해 감사하게 된다. 산에서는 이런 것을 묵상하는 것이 제격이다. "만일 내가 하나님을 찬양치 않고 잠잠히 있다면 온 우주 속에 유일한 예외가 될 것이오. 천둥이 하나님 군대의 드럼 소리요, 산에 부는 바람이 수없는 찬양의 숨결이며 바다의 파도소리가 그분을 격찬하는 아우성 아닌가!" (-스펄젼-)
산에서는 정말 시와 음악이 따로 필요 없다. 물소리, 들소리, 바람에 사각거리는 나뭇잎 소리, 갈대와 억새풀의 키재기 등 모든 존재 자체가 시요 음악이다. 하늘로는 그림이 펼쳐져 흐르고 아래로는 사람들의 웃음과 미소가 굴러다닌다.
산이 내게 가르쳐주는 교훈은 말할 수 없이 많고 크다. 나는 산이 정말 좋다. 나도 산에서 살고 싶다. 낭만으로만 살 수 없는 아픈 현실이 그곳에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산이 좋다. 이렇듯 인생은 그 자체가 우리의 여행의 동반자요 친구이다.
신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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