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새꽃*
권여원
눈 덮인 산마을 새벽닭 울자 뿌리는 땅속으로 숨어들어요 앙상한 나무 발등을 덮은 함박눈에 눈물 같은 꽃자리 주님이 뿌려놓은 꽃씨가 베드로의 통곡소리에 잠이 깨고 움이 트면 밤새 뜬눈으로 아팠을 죄가 살얼음 뚫고 나와요 꽃받침이 꽃망울을 감싸듯 주의 오른손이 그를 감싸네요
상처를 보듬어주신 주님이 베드로의 발등에 꽃 피웠나 봐요. 보세요! 꽃잎이 끓는점 향해 페달을 밟아요 태양의 능선을 따라 오목한 꽃잎의 안식처로 모여드는 햇살부스러기 눈꽃 헤치며 다가온 호리꽃등에 노란 꽃잎은 시린 날개를 녹이지요
갈보리 사람들, 눈보라에 지쳐 흩어질 때 베드로는 나무종탑에 불을 켜고 꽃잎의 말씀으로 허기진 영혼을 배불리 먹여요 발등에 피어난 얼음새꽃이 겨울잠을 간질이며 부러진 가지들도 아물아물 데우고 있네요
겨울을 녹여 악인과 선인에게 햇살 먹이듯 얼음새꽃은 2월의 그늘 안으며 눈설레**에 숨 못 쉬는 이 땅을 깨울 거예요 십자가를 보지 못한 이들을 위해 봄으로 다시 오실 주를 위해
*얼음새꽃: 얼음사이에서 피어나 눈색이꽃 또는 복수초라고 한다. **눈설레 : 눈발이 자꾸 날리는 현상. 순우리말
권여원 시인<카페 닉네임-한떨기수선화님>
*서울 출생 *제3회 활천문학상 대상 수상 *제11회 시흥문학상 장려상 <갯벌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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