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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베트남.소식

[스크랩] 베트남에 살아보니 43

샤론의 수선화 2019. 1. 10. 20:20

  야자수가 몸의 독소를 배출한다고 해서, 오늘은 아침 일찍 가게에 나가면서 페트병을 챙겼습니다.


  
  일하는 아줌마에게 페트병을 내밀었더니 야자열매 3개를 깨어서 페트병에 가득 채워줍니다. 이제는 가게 식구들과 서로 몸짓과 눈짓만으로도 이렇게 다 의사가 통하고 있습니다.


 

어제 아침 솜이 엄마가 오토바이를 몰고나가더니 오늘은 가게에 생선이 풍성해졌습니다.
 

                                            

 
  훼사장에게 500만원을 빌려서 시작한 가게가 반 년 만에 틀이 잡혀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간판의 한글을 보고 들어간 가게에는 선풍기도 하나 없이 시들어빠진 채소와 과일 몇 개가 휑하게 있었습니다. 일주일을 못 넘기고 문을 닫겠다고 생각하며 그냥 나왔던 가게가 이렇게 풍성해졌습니다.

  이사 나갈 집을 짓느라 돈이 궁한 훼사장에게 빨리 돈을 갚아야 한다며 조바심을 내고 있는 솜이 엄마가 밤늦게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원유를 사와서 우유를 만들었다며 사진을 보내오더니 오늘은 또 요플레를 만들었다며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이모, 아래 우유는 유통기한이 3개월, 내가 만든 우유는 3일, 그래서 몸에 좋아요. 싸요.”
  “한 병에 얼마야?”
  “500원씩이에요. 이거 만드느라 새벽 3시에 잤어요.”
  “아이구, 그래가지고 우째 사노? 좀 쉽게 돈 벌어. 만들어놓은 거 가져다 팔면 되잖아. 사람이 잠을 자야지 잠을...!”   



  내가 훼사장에게 장기비자 만드는 것을 알아봐달라고 했더니, 외출하는 길에 가게에 들렀습니다. 솜이 엄마와 친자매 마냥 매대를 사이에 두고 무슨 이야기가 끝이 없습니다.
  그저께 훼사장이 우리 집에 왔습니다.
  “이모, 나 임신했어요. 그래서 자꾸 눕고 싶고 고기 냄새가 싫고 아무 일도 하기 싫어요. 머리도 찌끈찌끈 아파요.”
  “그러면 차이나타운에 가서 한약을 좀 짓자. 나도 어제 가서 지어왔거든.”
  근근이 설득을 하여 다음 주에 가기로 했는데 솜이 엄마도 데리고 가서 약을 좀 지어주고 싶습니다. 솜이 엄마가 순순히 따라 나설지 걱정입니다.


                                             


  “솜이 엄마, 여기 카운터에 좀 앉아봐. 미국에 계신 아저씨가 솜이 엄마에 관한 글을 읽고 용기를 내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어. 그래서 사진을 올려드리고 싶어.”
  나는 솜이 엄마를 카운터에 앉혀놓고 사진을 찍습니다.
  카운터에 앉아서 함박웃음을 웃는 솜이 엄마 성품이 참 소탈합니다. 


 

   집에 돌아오니 솜이 엄마가 가게에 온 아이들 사진을 내 카톡에 담아놓았습니다.


출처 : 통일한국 원로원
글쓴이 : 무궁화33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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