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4,000만 인구의 필리핀이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처럼 단일신분증 제도를 도입한다.
코트라 마닐라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 의회는 지난 5월 국가단일 신분증 도입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행정부는 지난 8월 25일 이법의 시행에 들어갔다.
단일신분증 도입을 위한 필시스(PhilSys) 법안은 7,000개 섬에 거주하는 필리핀인들의 정보를 통합하고, 신분 확인을 통해 극빈층에 복지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무엇보다도 범죄 척결을 강조하는 두테르테 정부가 단일 신분증을 통해 범죄용의자나 반군들의 신원을 확인함으로써 범죄예방과 사건 수사에 큰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필리핀에는 그동안 여러기관에서 발급하는 33개의 신분증이 혼용되어 왔다. 현재 필리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분증은 다목적 신분증(UMID)인데, 2010년 시행 이후 인구의 20%만 소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 신분증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있는데다 신분 확인을 위해선 2개 이상의 신분증을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따라서 단일신분증을 통해 신원확인의 번잡스러움을 해소하고 시간적, 비용적 측면에서 사회 전반에 효율성을 높일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국민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 단일신분증은 내년부터 공식적으로 발급된다.
신분증의 명칭은 ‘Phil ID’이며, 모든 국민에게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이 임의적으로 생성되는 필시스 번호(PSN)가 주어진다. Phil ID와 PSN은 출생시부터 주어지며, 만료날짜가 없고 특정 연령에 달하면 새로운 정보를 입력해 사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5살이 되면 학교입학을 위해 생체정보를 등록하고, 이후 일정한 나이가 되면 다시 새로운 생체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Phil ID는 금융거래, 투표, 회사, 정부 기관 등 신분확인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공식신분증으로서 사용하게 된다. 의무가 아니므로 미등록에 따른 법적 처벌은 없으나 미등록시 공공업무 처리 시 불이익을 받게 된다.
PhilSys는 필리핀인의 기본적인 정보 뿐 아니라 홍체, 지문 등 생물학적 데이터도 함께 등록할 것을 요구한다. 등록 시 개인정보가 신분증에 내장된 스마트 칩에 저장되는 동시에 필리핀 통계청이 관리하는 PhilSys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물론 사진이 부착된다.
Phil ID의 사용처는 다양하다. 우선 정부가 제공하는 사회복지와 복리후생 지원에 이 ID를 제시해야 한다. ▲여권 및 운전면허증 신청, ▲세금 관련 거래, ▲투표 등록, ▲정부 병원, 보건소 또는 유사 기관 출입, ▲기타 모든 정부 거래, ▲학교, 대학, 교육 기관 및 대학 입학 신청, ▲취업, ▲은행계좌 개설 및 기타 은행 및 기타 금융기관과의 거래에도 새 ID가 필요하다. 필리핀 정부의 숨은 의도인 카드 소지자의 범죄 기록 및 유무 확인 여부의 정보도 카드에 기록되어 있다.
필리핀의 새 단일 신분증은 금융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필리핀은 은행계좌 개설 절차가 까다롭고, 수천개 섬으로 이루어진 지형 탓에 은행 접근이 어려워 금융서비스 수요가 높은데 비해 계좌 개설율이 전체 인구의 31%밖에 불과하다. 하지만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중산층의 증가로 앞으로 필리핀 금융시장의 잠재력은 높게 평가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접근성이 좋은 핀테크가 성행 중이다.
이번 신분확인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금융시장으로 유입되고, 특히 전자시스템과 연결 될 수 있는 핀테크 부분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융거래 비용을 절감이나 기업 부담이 줄어드는 등의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 통계청은 “필리핀 ID 시스템이 2020년까지 3,000만 명을 국가 공인 금융 시스템으로 끌어들여 디지털 금융을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민 inkim23475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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