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남기고 / 박재삼 어쩌다가 땅 위에 태어나서 기껏해야 한 칠십 년 결국은 울다가 웃다가 가네 이 기간 동안에 내가 만난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점지해 준 빛나고 선택받은 인연을 물방울 어리는 거미줄로 이승에 그어놓고 그것을 지울 수 없는 낙인으로 보태며 나는 꺼져갈까 하네
朴在森 (1933 ∼1997) 고려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공부했고, 1953년 《문예》지에 《강물에서》가, 1955년 《현대문학》에 《섭리(攝理)》 《정적(靜寂)》이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그 뒤 《조요(照耀)》 《구름 곁에》 등을 발표했으며, 《60년대사화집》의 동인으로 활동하였다 한(恨)의 서정을 유장한 언어로 노래함으로써 한국시의 전통적 서정을 가장 가까이 계승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문학 신인상(1957) 등을 받았다 시집으로, 《춘향이 마음》 《꽃은 푸른 빛을 피하고》 等이 있다 ------------------------------------- <생각 & 감상> 사람이 그 일생에 잔잔히 회고(回顧)되는 고운 사랑 하나 있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그의 삶은 축복받은 것이리라 주위를 돌아보면, 그 사랑 하나 없이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던가? - 가져가지 못할 재산, 명예, 영욕(榮辱)만을 남겨 놓고 그런 면에서 시인은 사랑으로 아름다운 영혼이 되었기에, 최후로 행복한 사람이다 비록, 평생을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다가 이승을 떠나갔지만... - 희선, <사족> 위의 시는 시인의 말년末年, 그러니까 병원에서 병마에 시달리고 있을 때 병상에서 씌여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때 시인은 그 자신의 육신 내지 정신의 현황現況을 그 자신의 표현에 의하자면, <나는 드디어 힘이 부쳤다!>라고 말할만큼 극도로 지쳐있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의 지나온 날들을 회상하며 그 삶이 그래도 고운 추억으로 자리할 수 있던 건 시인 자신의 生을 빛나게 했던 '사랑' 때문이 아니었는지 박재삼 시인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참으로 힘겹고 고단한 삶을 살다간 것 같습니다 평생을 가난이란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의 삶을 더욱 힘들게 했던 그악스런 질병은 끝내 그의 목숨까지 앗아갔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위의 시를 감상하며 미루어 짐작컨데 그는 분명 <살며 사랑하고> 간 사람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삶의 마지막 순간에 그 '사랑'을 떠올리며 입가에 고운 미소를 머금었을 것 같습니다 위의 시엔 뭔가 직설적直說的으로는 말 못할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은 또한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그 무엇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의 고단한 삶에서 유일하게 위안이 되었던 것이었겠죠 '사랑'은 그래서, (그 어느 시대나) 우리 삶에 있어 가장 고귀한 정신적 가치로 자리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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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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