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찬미예수
노동의 기쁨을 확장하면서 예배의 마음을 배우다.
나는 예닐곱 살 어린 시절부터 시골에서 자라면서 재를 넘고 산길을 지나 십리길이 넘는 초등학교를 다녔다.
어쩌다 가끔은 집까지 걸어갈 생각을 하면 아득하게만 느껴지던 지루함에도 신작로 길과 산야는 더욱 정겨웠지만
새벽부터 어둑한 밤까지 일만하는 어른들의 부지런함은 나에게는 힘들게만 느껴지는 괴로움의 기억뿐이다.
그러나 이제 나의 인생에서 이번처럼 농부 아닌 농부의 삶(생활)을 살아보기도 처음이다.
나를 놉으로 부렸던 이들이 나를 아예 농부로 만들려는 심사처럼 나를 필요로 했다.
가을철에 거들어야 할 밤 줍기, 벌초를 위한 예초기 작업, 밭이랑에 비닐 씌우기, 마늘심기 등등
얼마나 열심히 성실히 일을 했는지 목사 일 잘한다고 십리 밖 동네까지 소문이 났다.
내년에도 도와주십사 당부를 하지만 일단 올해는 여기까지다.
어느 곳 어느 분야에서든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 있고
오랜 동안 그 나름의 숙성된 삶의 방식들을 보며 겸허한 마음을 배운다.
농부들의 죽을만큼의 수고와 삶의 현실에 비하면 기껏 낭만스런 유희에 지나지 않지만
잠시라도 수고의 보람과 노동의 신성함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기회였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나의 책임과 성실성을 평가받는 마음의 성적표였고,
섬김과 봉사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죽을 똥 살 똥 일했다.
이 일을 하는 동안만큼은 이것이 단기적 나의 분명한 목표였었다.
이러한 마음은 또한 우리의 기본적인 당연한 삶의 자세가 아니겠는가!
하나님의 창조질서 속에 내재된 노동은 형벌이 아니다.
그러나 노동과 노역이 힘겹게만 느껴진다는 것은 고달픔과 끝없음 때문이 아니라
전적으로 쓸모없고 무의미한 성격을 노동에 덧붙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형벌이 되기 때문이리라.
노동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는 일에 동참하라는 기쁜 초대다.
노동을 뜻하는 히브리어 '아보다(avoda)'가 '예배'를 뜻하기도 한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소외되지 않은 노동, 기쁨과 감사로 수행하는 노동은 하나님께 바치는 예배라는 뜻일 것이다.
포도는 오래 되면 썩게 마련이지만, 발효되는 순간 오랫동안 향기를 머금은 포도주가 된다.
그 포도주가 하나님 나라를 상기시키는 성찬에 사용될 때 그것은 거룩한 것으로 바뀐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일이 하나님께 바치는 예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2세기의 교부(敎父)였던 이레네우스는 "신 앞에는 공허한 것이 없고 모든 것이 신의 표징"이라고 말했다.
신앙생활은 일상과 구별된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구현되어야 할 영적 도전이다. (김기석 목사)
하나님 앞에서는 공허한 것이 없다.
하나님안에서만 모든 것이 새롭고 영원한 의미가 있다.
잠시 동안의 노동을 통해서도 하나님을 예배하는 마음을 배웠다.
신 목사
'믿음과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인적 총체적인 삶 (0) | 2017.10.21 |
---|---|
ㅣ전인적 총체적인 삶 (0) | 2017.10.20 |
생각하는 감사(Think and Thank) (0) | 2017.08.13 |
ㅣ신앙의 삶, 삶의 신앙 (0) | 2017.08.06 |
,은혜, 은혜, 하나님의 은혜 (0) | 2017.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