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길(오른쪽)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에서 이날 열린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김 대사 옆은 권정근 전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사진=연합뉴스) |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감이 컸던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됐다.
북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국과 가진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김 대사는 성명에서 "(미북)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되었다"면서 "나는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북미 실무협상팀 카운터파트. 리용호-폼페이오, 김명길-비건 (PG) |
북한 김 대사의 성명 발표 이후 미국 국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반박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져갔고 북측과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히며,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공동성명 4개 조항의 진전을 가져올 새로운 계획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해 하원의 탄핵 추진 공세에 몰려 있어 이를 돌파하기 위해 북한과 모종의 선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던 터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이 극도로 민감해하는 전략무기인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대해서도 “지켜보겠다” 말하며 미·북 실무협상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미국 정부도 그동안 미·북 실무협상 동향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심지어 미국 협상팀의 동향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고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미국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4일(현지시각) '제74차 유엔총회의'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끊임없는 정전협정 위반이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때로는 전쟁의 위협을 고조시켰지만, 지난해 9·19 군사합의 이후에는 단 한 건의 위반행위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북한에 우호적인 제스쳐를 보내왔다.
11월 말 부산에서 열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겨냥해 “아세안 10개국 정상이 함께 모인 자리에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하는 기회를 가진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에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8월 초부터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비판하며 무력시위를 도발하자 여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와 한미 연합훈련 종료일 등에 맞춰 대화 재개를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은 강도 높은 대남 비난만을 이어가며 남북 실무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 6월 30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판문점 깜짝 회동 이후 문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전면 거부해오고 있다. 이번 미북 실무협상 결렬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함께 같은 듯, 각기 다른 다른 희망은 훗날로 미루어져 버렸다.
현재로서는 올해 안 미북 정상회담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문 정부가 대화를 위한 대화를 위해, 보여만 지고 실체가 없는 대북정책을 밀고 나가는 동안 남·북 문제는 어느 하나 해결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는 사이에 북한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이어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을 완성했다. 안타까울 뿐이다.
문 정부는 지난 대북정책의 성패를 이제 냉철하게 평가하고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대한민국이 안전해질수 있다. 감상이 아닌 현실을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박철호 press@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