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청문회] 여야 득실 평가
檢 수사·의혹 진위 여부 따라 전망 엇갈릴듯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우여곡절 끝에 종료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모두 얻은 게 없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청문회에 임한 한국당이 조 후보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 '결정적인 한방'을 날리지 못하면서 사실상 여당인 민주당의 판정승으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청문회 산회 1시간여 전 검찰이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으로 조 후보자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민주당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게 됐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19.9.6/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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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번 청문회를 통해 조 후보자 임명의 명분을 찾겠다는 여당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고, '결정적인 한방'을 찾지 못했던 한국당은 조 후보자 부인의 기소로 인해 반전의 기회를 잡게 되면서 조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 청문회는 최소한 조 후보자와 직접 관련된 위법 사항을 확실하지 밝혀내지 못한 '맹탕 청문회'로 끝났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요구한 자료제출이 아니라며 조 후보자 가족관계증명서 복사본을 찢고 있다. © News1 김명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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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야당은 청문회 내내 조 후보자 딸 입시부정 의혹, 사모펀드 논란, 웅동학원 논란 등에 있어 '결정적인 한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야당으로서는 추석 전 여론을 선점할 수 있는 호기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프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언론 검증을 통해 이번 청문회의 주요 쟁점이 거론된 상황에서 청문회에 임하는 야당 의원들이 이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는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리거나, 여당 의원 비방에 몰두하면서 스스로 '맹탕 청문회'를 자초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이날 야당은 오전 내내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조 후보자의 통화 횟수가 1번이냐, 2번이냐에 대한 질의나 서울대 소유의 PC를 조 후보자가 집에 가져갔다는 등 지엽적인 문제를 지리하게 반복했다.
야당은 그나마 오후 청문회에서는 웅동학원, 사모펀드 등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지만, 기존 의혹을 되풀이 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추가 의혹조차 내놓지 못하면서 '무능함'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문회 파행의 단골 소재로 등장해 청문회장을 과열시켰던 '자료제출 요구'도 흐지부지됐다. 회의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할 때마다 야당 일부 의원들이 간간히 조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미흡하다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과거처럼 청문회 보이콧으로 번질 정도의 파급력은 가지지 못했다.
특히 제1야당인 한국당은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 지도부의 리더십까지 흔들릴 처지에 처했다. 이날 한국당의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News1 이종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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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민주당은 내용만으로는 아쉬울 것이 없었던 청문회였다.
청와대의 '8·9 개각' 이후 한달여 만에 만에 청문회가 치러지면서, 그간 나온 의혹들이 구체화될 것을 우려했지만, 야당이 기존 의혹 확인 수준에 그치면서 한시름을 놓았기 때문이다.
애초 가뜩이나 조 후보자와 주변을 둘러싼 의혹만으로도 여론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 혹시라도 청문회에서 이와 관련된 구체적 사실이 제시될 경우, 한번 돌아선 분위기를 뒤집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막상 치러진 청문회에서는 '새로운 사실'이나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 게다가 법적 요건인 인사청문회까지 치뤘으니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강행에 대한 부담도 던 셈이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조 후보자 임명의 당위성과 사법개혁에 대한 추가동력이라는 의외의 소득을 거뒀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청문회 막판 검찰의 조 후보자 부인 기소에 마냥 웃을 수 만은 없게 됐다.
maver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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