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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부와 딸 살해 '잔혹한 친모'..끈질긴 경찰 수사 끝에 덜미

샤론의 수선화 2019. 5. 19. 17:08







계부와 딸 살해 '잔혹한 친모'..끈질긴 경찰 수사 끝에 덜미

변재훈 입력 2019.05.19. 15:18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재혼한 남편과 함께 딸을 숨지게 한 친모의 범행이 실체를 드러냈다.

19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딸을 살해해 유기한 남편을 돕거나 방조한 혐의(살인·사체유기)로 유모(39)씨가 지난 16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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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기각된 친모의 공모 정황 입증 주력..결국 구속
집중 수색으로 그물 등 범행도구 찾아내 수사 성과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중학생 의붓딸을 살해해 유기한 남편을 돕거나 방조한 혐의(살인 공모·사체유기 방조)를 받는 친어머니 유모(39)씨가 2일 광주지법 영장실질심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9.05.02.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마대 자루 속 벽돌과 비슷한데? 그물도 이 주변에 있을 것 같다. 더 살펴보자"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재혼한 남편과 함께 딸을 숨지게 한 친모의 범행이 실체를 드러냈다.

19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딸을 살해해 유기한 남편을 돕거나 방조한 혐의(살인·사체유기)로 유모(39)씨가 지난 16일 구속됐다.

남편 김모(31)씨는 자신의 성범죄 가해 사실을 신고한 데 불만을 품고 딸을 살해·유기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보복살인)로 구속, 검찰로 넘겨졌다.

경찰 수사는 지난달 27일 오후 2시57분께 광주 동구 한 저수지에서 A(12)양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발견 당시 숨진 A양 몸에는 붉은 벽돌이 담긴 마대자루가 매달려 있었다. 3시간 뒤 A양의 의붓아버지 김씨가 단독 범행이라면서 자수했다.

경찰은 재혼한 남편에 의해 친딸이 숨졌다는 사실에도 비교적 차분한 친모의 태도를 미심쩍게 여겼다. A양의 사망 시점과 행적에 대한 부부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에도 주목했다.

아내의 공모 여부를 집중 추궁하자, 김씨가 입을 열었다. 김씨는 친모의 선처를 호소하며 공모 범행을 실토했다.

이에 따라 긴급체포된 유씨는 혐의를 계속 부인했다. 구속영장 신청 시한인 36시간 안에 유씨의 공모 정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데 수사력에도 한계가 있었다.

경찰은 확보된 진술·증거를 토대로 유씨에 대한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유력한 공범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 동력을 잃을 수도 있었지만 경찰은 포기하지 않았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자신의 성범죄를 신고한 중학생 의붓딸을 살해·유기한 혐의를 받는 김모(31·사진 왼쪽)씨가 1일 광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이를 공모·방조한 혐의를 받는 친모 유모(39·오른쪽)씨는 전날 광주 동부경찰에 긴급체포됐다. 2019.05.01. sdhdream@newsis.com

보강 수사에 나선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추가로 확보했다. 김씨는 "사체 유기 직후 차량 블랙박스를 교외지역에 버려 은폐했다. 이후 A양 사체를 가라앉히기 위해 유씨와 함께 만들었던 재유기 도구(벽돌을 단 그물)도 버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재유기 도구를 버렸다고 지목한 한 연수원 인근 농수로를 수색했다. 경찰관 10여명이 폐가전제품 등 각종 쓰레기 더미 속을 1시간 가량 뒤졌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성과없이 철수를 하려던 찰나 깨진 붉은 벽돌이 나왔다. 숨진 A양의 사체에 매달려 있었던 마대자루 속 벽돌과 같은 것이었다. '자택 화단에 있던 벽돌을 그물에 매달았다'던 김씨의 진술과도 일치했다.

10여분이 지나 부부가 재유기를 위해 만들었던 벽돌 단 그물이 나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경력 100여명을 동원해 김씨가 버렸던 차량 블랙박스·장갑도 찾아냈다.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범행 열흘 전 부부가 경북 문경을 찾아 사체 유기를 미리 계획했던 정황, 범행도구 구입·살해 당시 유씨가 동행했던 점 등이 담겨 있었다.

또 숨진 A양의 몸 속에서 검출된 성분과 같은 수면제를 처방받기 위해 전남지역 한 병원을 찾는 부부 모습도 확인됐다.

경찰은 부부가 사체유기 방법을 의논한 정황, 사체 재유기 도구를 함께 만든 점, 유씨의 수면제 처방 사실 등으로 미뤄 유씨를 공범으로 판단해 지난 13일 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결국 범행 20일 만에 유씨는 구속됐다.

광주 동부경찰서 홍석봉 강력 4팀장은 "부족한 수사 기간과 인력 속에서도 친모 유씨의 공모 혐의를 입증할 증거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형사들이 출산 휴가까지 반납하며 수사에 전력을 다한 덕에 부부가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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