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관계는 최근 변화가 생겨 무역 전쟁이 더욱 가열될 기세를 보이는 것 같다. 트럼프가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언론 보도와 소셜미디어를 통제한 사실이 드러나 누리꾼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MARK RALSTON/AFP/Getty Images) |
트럼프 행정부가 10일(현지시간)부터 총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율 적용을 단행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이에 대한 언론 보도와 소셜미디어를 통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5일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10일부터 중국 상품 2000억 달러의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고, 3250억 달러의 중국 상품에 대해 곧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즉각 언론 보도와 소셜미디어 봉쇄에 나섰고,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 대한 어떠한 논평도 금지했다.
미국발 관세 폭탄 예고가 알려지면서 전 세계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중국 내 주식도 하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당시 중국의 주요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주요 매체인 인민일보와 CCTV는 6일 12시가 넘어서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관영매체들이 관련 소식을 내보내기 시작하자 중국의 투자자들은 처음에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가짜뉴스’라는 의혹의 눈길을 보냈지만, 곧 정황을 알고 어리둥절해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보도통제 이외에도 위챗 등 SNS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검열,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차이나 디지털 타임스는 “중국공산당 선전부서는 미국의 중국 관세 부과에 관한 보도 금지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터넷 사이트는 미중 무역전에 관한 어떠한 소식과 논평도 금지하고, 관련 포럼, 카페는 즉각 폐쇄하며 철저히 검열해 정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중국 공안부와 인터넷정보판공실에서는 “각 지역 공안기관과 인터넷 관리 부서는 이 통지를 받는 순간 즉시 인원을 조직해 미국의 중국 관세 부과와 관련된 모든 글을 삭제하며, 이를 위반하는 자는 처벌한다”는 긴급통지를 내렸다.
중국 온라인 매체 신랑재경(新浪財經), 자산관리 플랫폼인 마이차이푸(螞蟻財富) 등도 ‘미중 무역전쟁’ 관련 내용은 싣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들은 무역전에 관한 어떤 것도 발표하는 것이 금지됐고, 어떠한 관점이나 논평이든 쓰기만 하면 삭제된다고 했다.
중국 온라인 매체 신랑재경(新浪財經).(인터넷 캡처) |
자산관리 플랫폼인 마이차이푸(螞蟻財富).(인터넷 캡처) |
한 소식통은 “중국공산당의 언론매체는 트럼프의 트윗을 독자적으로 보도하지 말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를 채택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전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미중협상이 실패했다는 비판이나 외압을 받고 있다는 인상이 국내에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나돌고 있던 트럼프의 트윗 기사는 삭제됐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바이두에서도 관세가 부과되었다는 소식을 찾지 못했다.(인터넷 캡처) |
또한, 대륙 네티즌들은 바이두에서도 관세가 부과됐다는 소식을 찾지 못했다. '미중 무역전' '무역전' 관련 바이두 티에바도 봉쇄됐다. 시나 웨이보, 위챗에서 '트럼프', '관세 부과' 등 민감한 키워드와 관련한 사진과 글도 모두 사라졌다.
전 세계 언론이 대서특필한 사건에 관한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들의 보도 행태에 중국 네티즌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며 중국 공산당을 조롱하고 트럼프를 지지했다.
한 네티즌은 “트럼프의 세금 인상에 대해 중국 SNS에는 ‘좋아요’ 일색이다. 나도 이번 협상이 결렬되고 관세가 확실히 붙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로 인해 중국 공산당이 멸망하면...”이라고 썼다.
또 다른 네티즌은 "트럼프가 한밤중에 날린 트윗으로 우리 증시 천주가 하락했다... 지금 어떤 사람들이 아직도 중국이 미국을 곧 추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정말 웃기는 이야기다“라고 했다.
‘민주인문연구설계원’이라는 네티즌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을 너무 적게 올렸다. 중국 공산당의 피비린내나는 통치를 받는 중국 국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 독재 정권을 무너뜨릴 때까지 세금을 100% 인상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적었다.
중국 관영 매체가 트럼프의 관세 부과 소식을 봉쇄한 데 대해 한 네티즌은 “인민일보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인민일보가 정말 인민을 속이는구나!”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정말 '치욕'이라는 두 글자를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고 있다. 증시는 떨어지는데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다. 전 세계에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9~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