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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베트남.소식

[스크랩] 베트남에 살아보니 50

샤론의 수선화 2019. 2. 2. 21:10

  겨울을 나러 나오신 분의 친구들이 한국에서 우르르 나오셨습니다. 미리 부탁을 받았음인지 아이들 옷을 한 가방씩 챙겨오셨습니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에게 꼭 맞는 예쁜 옷들을 많이도 가져오셨습니다. 신이 난 솜이 엄마와 아이들은 한참동안이나 패션쇼를 펼치다가 이웃 아이들에게도 입혀주며 그동안 신세진 은혜에 보답을 하기도 합니다.



  베트남의 구정은 정말 대단합니다. 모두들 고향으로 다 떠나버려서 엊그제부터 아파트가 텅 비어 적막이 흐릅니다.
  솜이 엄마 가게에도 손님이 한산합니다.
  그러나 솜이 엄마는 하루라도 수입이 줄어들면 생계에 타격을 입습니다. 아이들을 놀이방에 맡겨두고 일을 찾아 떠납니다.
  솜이네 삼 남매가 다니는 놀이방은 솜이 엄마와 같은 형편의 아이들을 위해 문을 닫지 않았습니다. 갓난쟁이부터 6살까지 다 받아서 아침밥을 챙겨 먹입니다.
  글씨를 깨우친 언니는 다른 방에 모여서 공부도 합니다.


 

  기저귀 가방과 함께 맡겨진 막내는 언니와 오빠가 곁에 있으니 마음 놓고 하루를 잘 보냅니다. 오히려 바쁜 엄마보다도 이유식을 더 잘 먹을 수 있습니다.
 

 

  큰 시장 난전에 자리를 하나 얻어놓은 솜이 엄마는 새벽 4시에 일어나 호찌민 근교 야채밭으로 향합니다. 갖가지 채소를 오토바이에 실은 후, 이번에는 화원을 찾아 떠납니다.


 

  베트남의 설날은 노란색 국화와 황금색의 금송화를 집집마다 사다 놓습니다.
  해가 떠오를 무렵, 한 시간 남짓 걸려서 돌아온 시장에다 물건을 내려놓습니다. 
 


  점심시간 쯤 되니 솜이 엄마가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뿌리째 뽑아다 놓은 금송화는 반나절 만에 동이 났답니다.


 

  나는 비닐봉투에 돈이 담긴 사진에다 손을 얹고 축복기도를 했습니다.


  가게에 배추를 한 자루 가져다 놓은 걸 보니 김치 담글 때가 된 것 같아 이것저것 재료를 챙겨 와서 김치를 담급니다.
  이제 김치 담는 게 조금 익숙해져갑니다. 배추의 성질도 파악했고 베트남 액젓의 종류도 파악이 좀 됩니다.
  “솜이 엄마, 오늘 김치를 담았는데 시장에서 팔아볼래? 저녁에 또 담아 줄 수 있어.”
  “이모, 오늘은 2시에 유치원이 끝나요. 그래서 오후 장사는 접고 왔어요.”


  한국에서 피한 나오신 사모님이 김밥을 말아서 솜이네 가게로 가지고 오셨습니다. 때마침 솜이 엄마가 오전 장사를 끝내고 가게로 들어와서 맛있게 김밥을 먹습니다.
  “이렇게 팔면 하루에 얼마나 버노?”
  “한 5만 원 벌어요. 그런데 요즈음은 다른 가게가 생겨서 수입이 줄었어요. 물건을 가져가고 돈을 안주는 사람도 좀 있고요.”
  솜이네 가게에도 물건 값을 떼먹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 사람 사는 곳은 다 같은가 봅니다.
  김치를 담아주었다고 솜이 엄마가 팔다가 남은 야채랑 과일을 무겁게 담아줍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팔이 아파서, 이손으로 들었다가 저손으로 들었다가 하면서 아파트로 올라왔습니다.

출처 : 통일한국 원로원
글쓴이 : 무궁화33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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