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에는 베트남의 중상류층이 주로 살고 있나봅니다. 자가용도 제법 많고 외제전문점도 생겼습니다. 구경삼아 들어가 보니 한국과 일본, 태국상품이 정갈하게 진열돼 있습니다.
화장품과 과자, 차 등에 적힌 한글만 봐도 반가워서 이것저것 좀 샀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태국의 CP가맹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내일은 또 한국 식당이 개업을 한답니다. 사장님이 걸그룹 같은 베트남 아내를 둔 한국인입니다. 아마 내가 단골이 될 것 같습니다.
독도 같았던 우리 아파트가 분당이 되느라 요즘 부쩍 분주합니다.
음악소리가 크게 들려서 창문으로 내려다보니 CP 본사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나는 첫 손님이 되고 싶어서 밥을 하다말고 내려갔습니다.
CP는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생산하는 태국의 대기업입니다.
라오스에서 한국인이 돼지와 닭을 유기농으로 키워서 꽤 재미를 보고 있는데, 태국의 CP그룹이 들어와서 대량으로 생산해 내는 바람에 한국인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라오스의 수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베트남호텔 26층 라운지에서 내려다 본 비엔티안 전경입니다. 오른 쪽 위 조금 보이는 하얀 선이 메콩강이고 그 건너편이 태국입니다.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평안이 스며드는 이곳에 주변국들이 흘리는 군침이 만만찮습니다.
태국도 뒤질세라 이것저것 라오스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태국과 라오스 언어는 60%가 같아서 태국인의 라오스 진출은 쉽습니다.
공산품이 나지 않는 라오스는 생필품의 대부분을 태국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에서도 들어오지만 태국 상품을 더 선호합니다.
3,40여 년 전, 동남아 이민 1세대들은 제대를 하자마자 태국 방콕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때는 중국과 수교가 안됐을 때고 직항 있는 곳이 방콕이어서 그곳으로 모여든 것 같습니다.
그들은 젊은 몸뚱이 하나 믿고 나가서 질곡의 세월을 살다가, 주변국들의 빗장이 열리자 또 이곳저곳으로 흩어져 갔습니다. 사노라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사기를 치기도 하면서 형제보다 더 끈끈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갔습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노하우와 인프라는 그들만의 큰 재산이 되었습니다.
비엔티안에서 그분들의 대부 격인 한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네트워크를 훤히 꿰고 있었지요. 우리는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그분의 전화 한통의 효력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태국은 어느 정도 찼고 그래서 라오스로 왔는데 이곳은 5년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미얀마지요. 미얀마가 인도차이나반도에서 마지막 개발지가 될 겁니다.”
그 분 나름대로의 미래관을 우리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이제 60대 전후가 된 이 디아스포라들은 또 하나의 우리나라 귀한 재산이 될 것입니다.
'필리핀 .베트남.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풍 위투, 경로 변경...일본기상청, 홍콩 거쳐 남중국 진출 (0) | 2018.10.29 |
---|---|
사이판 할퀸 태풍 '위투' 접근에 필리핀 초긴장…"망쿳과 동급" (0) | 2018.10.28 |
태풍 '위투', 초강력 슈퍼태풍 필리핀 쪽으로 (0) | 2018.10.25 |
[스크랩] 베트남에 살아보니 12 (0) | 2018.10.25 |
[스크랩] 라오스 풍경 4 (0) | 2018.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