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니까요"…반려동물에 한복 입히고 함께 '해피추석!'

가족이니까요"…반려동물에 한복 입히고 함께 '해피추석!'

중앙일보 원문 |입력 2018.09.24 06:00 |수정 2018.09.24 07:47 | 더보여zum

        

추석 명절을 맞아 반려동물에게 한복을 입히고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독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광고

"사이즈가 없어서 못 샀어요."
서울 대현동에 사는 이진아(28)씨는 추석을 앞두고 지난 16일 백화점을 찾았다 헛걸음했다. 이씨가 백화점에 간 이유는 8년간 기른 반려견 '루니'의 한복을 사기 위해서였다. 그는 "루니는 라지사이즈를 입어야 하는데 미디엄밖에 남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동에 사는 김수아(29)씨는 이미 강아지 한복이 있다. 올해 초 설날에 반려견 '또치'를 위해 산 옷이다. 말티즈 또치는 유기견이던 4살 때 수아 씨네 가족에게 입양돼 6년째 함께 살고 있다. 강아지가 10살이 되는 동안 어느새 또치도 어엿한 가족 구성원이 됐다. 명절을 맞아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큰 집에 갈 때 또치를 집에 혼자 둘 수 없어 데리고 다닌 지도 5년이 넘었다.

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김수아(29)씨는 반려견 '또치'와 함께 명절을 보냈다. [김수아씨 제공]

서로 간 잔소리가 오가며 얼굴을 붉히기도 하는 명절이지만 지난 설날 수아 씨네 가족의 분위기는 달랐다.

한복을 입고 쉴 새 없이 애교를 부리는 또치 덕에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웃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어색함도 없었다. 한복 입은 강아지를 처음 본 김씨의 할머니는 '이게 뭐냐'며 어색해하셨지만 곧 사진도 찍고 예뻐하셨다.

김씨는 "명절마다 또치도 할머니랑 가족을 보는데 예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한복을 샀다"며 "날씨가 더울 땐 옷을 입히지 않지만, 설날은 겨울이고 이번 추석도 날씨가 쌀쌀해져 한복을 입혀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살 때는 가격대가 저렴한 상품으로 일단 샀는데 올 추석에는 신축성이 좋은 재질로 한 벌 더 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9월 24일 추석 명절을 맞아 반려동물에게 한복을 입히고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9월 24일 추석 명절을 맞아 반려동물에게 한복을 입히고 함께 보내는 사람이 늘고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에게 한복을 입힌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에게 한복을 입힌 사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한복을 입히고 함께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강아지 한복", "애견한복" 등으로 검색하면 3만개에 달하는 결과가 검색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574만 가구로 전체 1952만 가구의 29.4%를 차지한다. 이들이 기르는 반려동물은 총 874만 마리로 이 중 개가 632만 마리로 가장 많고 고양이가 243만 마리로 2위다. 연구원은 2027년에는 반려동물이 1000만 마리를 넘어 1320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려동물연관산업규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에 따라 반려동물 연관 산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4년 1조5684억 원이던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매년 14.5%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2조3322억 원으로 늘어난 연관산업 규모는 2027년 6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에게 한복을 입히고 함께 보내는 사람이 늘면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판매자들이 따로 페이지를 만들고 있다. [쿠팡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추석에도 반려동물 한복 등 관련 상품이 인기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경표 위메프 홍보과장은 "2016년 추석과 비교하면 2년 만에 70% 정도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황훈 쿠팡 홍보 차장은 "회사 방침상 정확한 통계는 공개할 수 없지만 고객의 관심이 많다"며 "추석 관련 반려동물 코너 페이지를 따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http://zum.com/?af=ay#!/v=2&tab=home&p=2&cm=photo&news=0022018092447805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