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6편 결항·여객선 20개 항로 끊겨 3일까지 80∼150㎜ 더 내릴 듯…제주·전남 등에 태풍예비특보
사흘간 300㎜ 넘는 폭우에 2명 사상·농경지 4천200㏊ 침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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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침수 (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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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제방 붕괴, 하천 준설하는 중장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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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종합=연합뉴스) 2일 새벽까지 사흘 동안 남해안에 300㎜가 넘는 비가 내리는 등 전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고, 농경지 3천700㏊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일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전남 신안에 314㎜의 비가 내렸으며, 전북 군산 271.3㎜, 충남 보령 235.9㎜, 충남 부여 237㎜, 강원 홍천 112.5㎜, 전남 여수 180㎜, 경북 청송 102㎜, 강원 태백 138.9㎜ 등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현재 전국에 발령된 호우 특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전남, 제주, 남해, 경북, 경남 등 지역에 태풍예비특보가 내려져 있다.
◇ 1명 숨지고 1명 다쳐…이재민 잇따라
한꺼번에 쏟아진 비로 지난달 30일 전남 영광에서 모내기하던 한 태국 여성(53)이 낙뢰를 맞았다. 이 여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9시 18분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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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불어난 강물 |
1일 오전 8시께 전남 보성에서 73세 여성이 흘러내린 토사로 부상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광주 광산구 송산교 인근에서 74세 남성이 요양병원에서 외출 후 실종돼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호우로 전남 해남에서 7명 등 7가구에서 모두 1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5명이 일시 대피했다.
전남 해남에서는 호우로 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부산에서는 3명이 일시 대피했다.
◇ 주택 등 건물 61채, 농경지 3천700㏊ 침수 피해
전북 군산, 전남 여수, 경기 화성, 충남 서천 등에서 총 5채의 주택이 일부 파손됐고, 전남 보성의 한 아파트에서 차량 52대가 침수돼 인근 도로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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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떠내려온 의자 |
제주, 경기, 전북, 전남, 경남, 세종에서는 주택과 상가 61채가 물에 잠겨 배수 지원을 받았고, 1일 대전 서구에서는 축대가 유실돼 차단봉 설치작업이 이뤄졌다.
전남지역 2천377㏊의 논이 물에 잠기는 등 전국 농경지 4천258.1㏊가 침수 피해를 봤다.
전북지역 축사 3곳에 빗물이 들어차 닭과 오리 5만6천여 마리가 폐사했으며, 전남 무안에서도 계사가 침수돼 병아리 6천여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또 경북과 전북지역 비닐하우스 4.23㏊가 물에 잠겼다.
공공시설도 잇따라 침수 피해를 봤다.
전남 보성의 한 중학교 운동장이 한때 물에 잠겼으며, 경전선과 득량∼이양역 구간 선로에 토사가 유입돼 8시간 동안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충남 청양 국도 36호선 도로 사면이 유실돼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며 전남 보성 모원저수지 제방, 충남 서천 국도 4호선 도로 사면, 충남 보령 국도 21호선 도로 사면이 유실되는 피해를 봤다.
충북 단양 군도 5호선, 보은 지방도 751호선에서 낙석 피해가 잇따랐고, 대전 서구 월평동 한 초등학교 주변에선 연약한 지반이 내려앉아 가로 2m, 세로 5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 하늘길·바닷길도 끊겨
지리산과 한려해상, 다도해 등 전국 국립공원 16곳의 410개 탐방로가 통제됐다.
경기 김포·울산·경남 사천 등 3개 공항 6편의 항공기가 결항했고, 여수에서 거문을 오가는 여객선 등 20개 항로 26척의 여객선이 발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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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쁘라삐룬' 대비 마친 서귀포항 |
전남 곡성 지방도 1곳이 토사유출로 통제 중이며, 대전 문창교∼TJB 대전방송 구간 등 하상도로 12개 구간과 세종시 조치원읍 하상도로 2개 구간에 대해 지난 1일부터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부산 영도구 절영로와 전남 보성군 도로 3곳의 도로 지반이 내려앉아 한때 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대전 갑천 유역 유성(만년교) 지점에는 예상수위가 3.5m를 육박해 한때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해제됐다.
서울 청계천은 물이 불어나면서 지난달 30일 오후 7시부터 주변 산책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경남 산청 20번 국도 일부 구간, 충남 아산 신풍교 등 3곳, 경기 북부 동두천시 신변천, 강원 영월 문개실마을 잠수교 등도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3일까지 전국에 80∼1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3일에는 제7호 태풍 '쁘라삐룬'(PRAPIROON)의 영향을 받아 남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낮에 서울, 경기와 충남 서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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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북상, 출입 통제된 청계천 |
(장덕종 양영석 정경재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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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수교 수위는 불어난 강물로 인해 보행자 통제수위를 약간 밑도는 상태를 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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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임세준 기자]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수교 수위는 불어난 강물로 인해 보행자 통제수위를 약간 밑도는 상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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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교를 지나는 차량과 시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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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교 아래 한강 수위는 보행자 통제수위인 5.5m를 약간 밑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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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수위를 계속 관찰 중인 경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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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포토] '통제수위에 아슬하게 걸친 잠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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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고 물새고…갈 곳 없는 포항 지진 이재민
보도에 김병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지진 피해를 입었던 포항의 한 아파트입니다.
부엌 천장에 난 틈 사이로 물이 계속해서 떨어집니다.
사정은 다른 방도 마찬가지입니다.
급한대로 대야를 받쳐놨지만, 금세 흘러 넘치고, 비가 새면서 천장 벽지까지 흠뻑 적시고 있습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냇물 내려가듯이 (물이) 졸졸졸 내려가요. 그 위에서 스며들어서……."]
포항의 한 실내체육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들 200여 명 가운데 40여 명이 텐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다리조차 제대로 뻗기 힘든 작은 텐트 안. 살림살이라곤 세면도구가 전부인데요.
무더위와 장마까지 겹치면서 후텁지근한 날씨로 지내기는 더욱 힘듭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요새는 날이 더우니까요. 천막에 들어가면 숨이 탁탁 막혀요. 텐트 이만한 데서 둘이 자보세요. 사람이 잘 수 있겠어요?"]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모기 때문에 더 문제예요. 모기가 들락날락하니까."]
하지만 집에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집에 들어갈 수 있음 뭐 하러 이 나이에 여기서 죽치고 있겠어요. 엉망진창이죠."]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갈라졌잖아요. 바람 불고 비가 오면 갈라진 데가 많아서 거기 틈새로 물이 들어와서 다 새는 거예요."]
지진으로 파손되기 전 아파트에서 25년을 살아온 한 이재민.
자식들을 다 키워 내보낸 뒤, 평화롭던 일상이 송두리째 망가졌다고 합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세상 다 싫죠. 제가 원래 활발한 성격이라 친구들하고 어울리고 노래 교실도 다니고 어디 가고 모임하고 그랬는데 여기 와서 다 끊었잖아요. 아예. 다 싫어요."]
지진 이후, 두근거리는 마음 때문에 신경안정제를 끊을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다시 집으로 돌아가보려 했지만, 땅이 흔들리는 느낌 때문에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트라우마(정신적 충격)가 있어서 이렇게 흔들려요. 평소에는 안 먹었어요. 여기서는 무조건 두 알. 안 그러면 잠이 안 와요."]
지자체에선 트라우마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심리안정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주민들의 피부에는 잘 와닿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치료받을 그런 마음의 여유도 없어요. 트라우마는 있는데 내 집이 지금 어떻게 되는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장마가 시작되던 지난 주말, 지진 피해를 입은 아파트를 다시 찾았는데요.
이곳은 지난 1월 포항시에서 '작은 피해'로 거주해도 된다는 판정을 내린 곳입니다.
하지만 아직 안전 펜스가 쳐져있고,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도 그대로입니다.
최근 호우가 내리면서, 갈라짐이 심해지는 등 2차 피해까지 발생해 주민들 속은 더욱 타들어갑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갈라져 있는 데로 비가 들어와서 (시멘트) 발라놨잖아요."]
어린 자녀가 있는 이 가구는 마냥 텐트에서 지내게 할 수 없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장마가 시작되고 곳곳에서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비 오면 빗물이 뚝뚝 이 자국으로 타고 오면서 지금 비가 와서 곰팡이가 폈거든요."]
자녀들이 계속 생활해도 되는지 엄마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애들이 아토피가 있어서 환경이 되게 안 좋거든요. 지금 고민 많이 하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될 지."]
다른 주민의 집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방 곳곳에 통과 대야가 놓여있습니다.
비가 내릴 때마다 임시방편입니다.
물이 고여 천장이 내려앉을까봐 일부러 구멍을 뚫어 빗물을 받아내고 있습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저 위에서 물이 줄줄 흐르고 전체적으로 다 흐르고 거실이나 주방도 엉망이에요."]
체육관에서 지내고 있지만, 요즘 같이 비가 잦은 장마엔 불안해서 하루에도 몇 번 씩 집에 들른다고 합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비 오면 체육관에 있다가 새벽같이 달려와요. 밤새 비가 막 여기 고이고 그래서 태풍도 같이 온다고 해서 너무 걱정이에요."]
이 아파트에만, 이런 곳이 한두 집이 아닙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전체적으로 흔들려버린 상태니깐 불안한 거죠. 여기서 계속 살라고 하니까. 이거는 절대 보수해서 못 살아요."]
포항시 측은 지난 1월 정밀안전진단결과 사용 가능 판정을 내렸지만, 주민들은 이 같은 검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합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이게 안전하답니다. 물론 노후화돼서 금도 가잖아요. (하지만) 재해가 안 생겼을 때는, 지진이 안 났을 때는 안전해요. 이건 지진으로 흔들어 놨기 때문에……."]
문제는 주민들이 지난 4월 자체적으로 자비를 들여 정밀안전진단을 받았는데, 이번엔 정반대인 사용불가능 판정이 나왔다는 겁니다.
두 검사 결과가 다른 이유는 적용 지침이 달랐기 때문인데요,
시에선 1988년에 마련된 안전진단 지침을, 주민들은 2016년에 개정된 좀 더 까다로운 안전진단 지침을 적용했습니다.
결국 행정안전부에 판단을 요청했는데요.
[행정안전부 관계자 : "정밀안전진단의 목적이 지진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복구 지원 기준을 마련하는 건데요. 그러면 '설계 당시의 기준으로 하는 게 맞다.' 노후화된 건물, 멀쩡한 건물도 지금 강화된 기준으로 하게 되면 다 안 좋게 나오겠죠."]
포항시는 행안부의 판단에 따라, 조만간 주민들과 상의를 통해 대피소를 폐쇄하고 대신 공동주택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음성변조 : "지금 우리 상태는 집을 버려야 되는 입장인 거예요. 세간에서는 '천재지변을 가지고 정부로부터 해달라고 때 부리는 건 억지다.' (라고 하는데), 나라가 있으니까 우리가 요구하는 거죠."]
지진에 이어 호우와 태풍과 맞닥드리게 된 이재민들의 마음은 또 한 번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병용입니다.
김병용기자 (k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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