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62)이 17일(현지시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고 BBCㆍ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사형은 면했지만 보석이 허용되지 않는 종신형을 선고 받아 평생 감옥살이를 하게 됐다. BBC는 구스만이 항소를 할 수는 있으나 승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법원은 17일 구스만에게 종신형에 추가해 30년의 징역형과 자산도 몰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의 자산은 1260억달러(약 148조원)에 달한다. 앞서 미국 검찰이 11일 요구했던 구형량을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구스만은 2016년 체포될 때까지 코카인 120만㎏과 마리화나 4만9000㎏, 헤로인 200㎏과 필로폰을 미국에 밀반입했거나 밀반입을 시도했으며, 그 과정에서 돈세탁과 살인을 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그는 멕시코 당국에 체포돼 현지 교도소에 수감됐으나 두 번 탈옥한 전력이 있다. 그러다 2016년 1월 멕시코 해군에 검거됐고, 멕시코 정부는 “유죄 평결을 받더라도 사형은 면해준다”는 조건으로 구스만을 미국에 넘겼다.
구스만은 서구권에선 ‘땅딸보’라는 뜻의 ‘엘 차포(El Chapo)’로 유명하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선고를 받은 뒤 진술 기회를 얻고 “정의는 없다”며 “나는 고문과 같은 대우를 (미국에서)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BBC 등은 전했다.
구스만은 미국 내 사형수를 제외한 범죄자들이 수감되는 교도소 중 최고 수준의 보안 시설을 갖춘 콜로라도 플로렌스 ADX에 보내질 전망이다. 이 교도소의 별칭은 ‘깨끗한 지옥’이다. 1994년 문을 연 뒤 탈옥에 성공한 수감자는 현재까지 없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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