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억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형성될 때 만들어진 최초의 분자 HeH+ 분자가 처음으로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됐다고 과학잡지 네이처가 전했다. 사진은 행성 모양의 성운 NGC 7027의 헬륨 하이브리드 분자의 그림이다.(출처=NASA/SOFIA/L. Proudfit/D.Rutter) |
우주가 대폭발로 형성될 때 화학반응으로 최초 분자가 만들어져 현재의 모든 것들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최초 분자로 추정되는 HeH+를 과학자들이 발견했다고 CNN 등 외신들이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주에서 가장 많은 원자는 수소와 헬륨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주 폭발로 형성된 ‘HeH+’은 수소 이온과 헬륨으로 이뤄진 화합물로 가장 강력한 산 중 하나다. 이 산성 물질이 나중에 수소 분자와 헬륨 원자로 분해됐다는 것이다.
우주에서 최초 분자로 추정되는 ‘수소 이온화 헬륨’(HeH+·Helium hydride ion)이라는 분자는 지금까지 우주에 존재한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과학자들이 1925년 연구실에서 HeH+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을 뿐이다. 이후 몇십 년 동안 이를 찾는 연구가 진행돼 왔었다.
HeH+ 분자의 우주에서 최초 발견은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측정천문학연구소와 쾰른대 그리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들이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17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연구에 참여한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의 천문학자 롤프 귀스턴 박사는 성명에서 “우주의 화학물질은 HeH+에서 시작됐다. 그럼에도 우주에서 이 물질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천문학계의 오랫동안 딜레마였다”고 말했다.
1970년대 후반 과학자들은 우주 화학 모델을 통해 HeH+ 분자의 발견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들은 HeH+ 분자가 태양과 같은 별이 초신성으로 폭발하기 전 마지막 단계에서 방출된 혼돈상태의 행성상 성운(planetary nebula)에 존재할 것으로 생각했다.
HeH+ 분자는 별의 방사선이 10만 ℃ 이상으로 행성상 성운을 이온화할 때 형성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가장 강한 파장에서도 HeH+ 분자의 신호를 검출하는 것은 어려웠다. 지구 대기가 불투명한 탓에 지상의 망원경들로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보잉기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성층권 관측 망원경인 소피아(SOFIA·Stratospheric Observatory for Infrared Astronomy)를 탑재한 뒤 성층권 하부를 비행하면서 HeH+ 분자를 추적했다.
소피아에 탑재된 ‘그레이트’라는 고해상도 분광계는 행성상 성운 NGC 7027에서 HeH+ 분자를 검출했다.
연구에 참여한 존스홉킨스 대학의 데이비드 뉴펠드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HeH+의 발견은 분자를 형성하려는 자연의 경향을 극적이고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17일 자 최신호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