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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가능?.."블랙홀 주변 10억도, 우주선 산산조각" 5500만 광년 떨어진 초대형 블랙홀 관측 성공

샤론의 수선화 2019. 4. 11. 02:23





인터스텔라 가능?.."블랙홀 주변 10억도, 우주선 산산조각"

최준호 입력 2019.04.11. 17:18 수정 2019.04.11. 19:49

카네기과학재단이 2017년 12월 공개한 지구에서 6억9000만 광년 떨어진 거대질량 블랙홀의 모습. 블랙홀 이론과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동원해 그린 것이다. [연합뉴스]

 
사상 최초 모습 드러내 블랙홀, 그래도 남는 의문 Q&A

상상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블랙홀이 10일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잡지나 다큐멘터리 속의 매끈하고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블랙홀의 모습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웠을 수 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동영상 중계로 드러난 사상 최초의 블랙홀 모습은 검은 우주 속에 초점을 잃은 듯 흐리멍덩한 붉은 색‘불의 고리’ 모양이었다. 천문학자들의 설명이 이어졌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의문이 남는다.

이벤트호라이즌망원경(EHTㆍ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 연구진이 11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EHT 언론 설명회’를 열었다. 블랙홀의 남은 궁금증을 풀어본다.

EHT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본 국립천문대 소속 혼마 마레키 박사가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블랙홀의 이미지를 공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Q : 과학잡지 속 블랙홀은 가운데 분수처럼 수직으로 솟아오르는 제트 스트림이 있던데, 이번에 공개된 M87 은하 블랙홀 사진에는 없다.
A :

Q : =“제트 스트림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EHT가 아직 제트 스트림이 보일 정도의 해상도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블랙홀에는 이번에 발견된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이 있지만, 아직 그것들을 관측하지 못한 것이다. 2020년까지는 적어도 3개의 망원경이 추가될 것이기 때문에, 그때는 제트 스트림뿐 아니라 블랙홀 주변 가스 덩어리가 회전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Q : 이벤트호라이즌망원경(EHT)의 원리가 궁금하다. 
A : “세계 곳곳에 있는 8개의 전파망원경이 ‘망’을 이뤄 마치 하나의 커다란 망원경 같은 효과를 내도록 한 ‘가상의 망원경’이다. 서울과 제주에 각각 한 대의 전파망원경이 있다고 하면, 서울~제주 간 거리가 망원경의 구경과 같은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번 EHT는 지구의 크기와 구경이 비슷하다. 각 전파망원경이 받은 신호들을 모아 자기디스크에 기록한 뒤 이를 동기화시키면 원하는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여전히 장비의 감도와 분해능에 한계가 있어 영화 인터스텔라와 같은 블랙홀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얻을 수는 없다.”
12일 칠레 알마 전파망원경의 모습. 이번 EHT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

Q : 전파 망원경으로 찍었는데, 어떻게 붉은색의 블랙홀 모습이 나오나. 전파 신호는 가시광선과 달리 색이 없는 것 아닌가.

A : “그렇다. 전파 신호는 색이 있을 수 없다. 일반인들을 위해 붉은색을 입힌 것이다. 여러 색깔 중에 굳이 붉은색인 이유는, 색약인 사람도 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민하다 선택한 것이다. 블랙홀을 푸른색으로도 그리기도 한다. 현재론 불가능하지만, 블랙홀에 근접해 광학망원경으로 촬영한다면, 블랙홀 주변의 푸른색과 보라색의 가스ㆍ먼지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처럼 둥근 고리 모양의 블랙홀 모습은 가시광선의 영역만을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다.”

Q : 이번 블랙홀의 질량이 태양의 65억 배라고 했는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나.

A :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블랙홀 주변의 빛 고리의 크기는 질량에 비례한다. 그리고 그 겉보기 크기는 지구와의 거리에 반비례한다. 지구와 블랙홀이 속한 은하까지의 거리는 변광성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할 수 있다. 이외에도 블랙홀 주변 가스의 회전 속도를 관측을 통해 구하면 블랙홀의 질량을 계산할 수 있다.”

Q : 인터스텔라를 보면 우주선이 블랙홀에 가까이 접근한 뒤 빠져나가던데 이론적으로 가능한 얘긴가.
A : “블랙홀 주변의 가스 온도는 섭씨 10억 도가 넘는다. 회전하는 속도도 광속에 가깝다. 중력 또한 블랙홀에 가깝게 다가갈수록 어마어마하게 높아진다. 우주선은 그 속에서 버텨낼 수 없다. 산산조각으로 분해될 것이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5500만 광년 떨어진 초대형 블랙홀 관측 성공

        
인류가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통해 빛도 강한 중력에 빨려 들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던 블랙홀의 실체가 실제로 관측, 증명된 것이다.

국제 공동 연구인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 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는 10일 초대질량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HT는 전 세계에 산재한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만든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이다. 이 EHT의 관측 목표인 사건 지평선(Event Horizon)은 블랙홀의 중심에서부터 뻗어나온 반경이 형성한 경계를 말한다. 이 경계면은 천체 물리학자들이 빛조차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다는 가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해 온 지점이다.

유럽남방천문대(ESO) 등 EHT 국제 공동 연구진은 10일 밤 벨기에 브뤼셀과 미국 워싱턴DC, 일본 도쿄 등 전세계 6곳에서 블랙홀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6개 대륙에서 8개 망원경으로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부에 존재하는 거대은하 M87 중심부의 블랙홀을 관측했다.

조선비즈

EHT 프로젝트가 관측한 M87 중심부 초대형 블랙홀의 그림자. 중심의 검은 부분은 블랙홀(사건의 지평선)과 블랙홀을 포함하는 그림자이고, 고리의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다. 관측자로 향하는 부분이 더 밝게 보인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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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배에 달한다. 연구진은 이 초대형 블랙홀을 관측하기 위해 전 지구에 걸친 전파 망원경 8개를 연결해 이전까지 존재한 적이 없는 높은 민감도의 EHT를 만들었다.

EHT는 같은 시각 서로 다른 망원경으로 들어온 블랙홀의 전파신호를 컴퓨터로 통합 분석하고 이 신호를 역추적해 블랙홀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연구진은 여러 번의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을 통해 이 그림자를 발견했다.

블랙홀의 그림자는 말 그대로 빛에 의해 생기는 윤곽이다. 블랙홀은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강한 중력을 갖고 있어 육안으로 관측할 수가 없다. 중심부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검은 구멍 그 자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중력이 비교적 약한 외곽부에서 그 실체를 찾는 방법을 고안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에서 말한 빛조차 휘어지게 만드는 블랙홀의 강한 중력을 예상해 주변부 빛의 휘어짐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사건 지평선 바깥을 지나가는 빛은 이 중력으로부터 비교적 영향을 덜 받아 중심부로 끌려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일직선이 아닌 휘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블랙홀 주위를 휘감는 모습을 보인다.

연구진은 이번 관측 결과로 M87의 사건 지평선이 약 400억 킬로미터(km)에 걸쳐 드리워져 있으며, 블랙홀의 그림자보다 2.5배 가량 더 작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이노 팔크(Heino Falcke) EHT 과학이사회 위원장은 "사건지평선에서 빛이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으로 휘어져 생긴 이 그림자로 우리는 M87 블랙홀의 어마어마한 질량을 측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국제전파천문학연구소(IRAM NOEMA) 천문대, 그린란드 망원경(GLT) 등의 참여로 더욱 향상된 관측 성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사용된 EHT의 관측 성능은 파리의 카페에서 뉴욕에 있는 신문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로 알려졌다.

EHT 프로젝트 총괄 단장이자 하버드 스미스소니안 천체물리센터의 쉐퍼드 도엘레만(Sheperd S. Doeleman) 박사는 "우리는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일을 이뤄냈다"면서 "세계 최고 성능의 전파망원경들을 서로 연결해 블래홀과 사건 지평선에 새로운 장을 함께 열었다"고 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번 관측에서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연구자 8명이 협력 구성원으로 참여했으며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등을 제공했다. 관측 결과는 미국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특별판에 6편의 논문으로도 실렸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http://news.zum.com/articles/51765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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