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초등학생 추락사..왜, 어떻게 옥상으로 올라갔나
김민욱 입력 2019.04.07. 09:01
지난 3일 오후 1시 20분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5교시 체육수업이 시작됐지만 A군(11)은 운동장에 모이지 않았다. 책 읽기를 좋아했던 A군은 가끔 책에 빠져 수업 종이 울려도 교내 도서관에 앉아있곤 했다고 한다. 짝꿍이 도서관부터 찾아 나섰다. 하지만 없었다. 교실과 화장실에도 가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선생님, A가 없어졌어요.” 같은 반 아이들과 교사가 다 같이 찾아 나섰다. 교내방송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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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학교 2~4층에서 생활했는데"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와 사인 등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A군은 5층 건물 옥상에서 밑으로 떨어져 숨진 것으로 현재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A군이 왜 옥상으로 올라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5층에는 6학년 교실, 강당 등이 배치돼 있다. 이 보다 저학년인 A군 입장에서는 평상시 5층을 올라갈 일이 없었다고 한다. A군이 수업을 받는 도움·일반교실은 각각 2·4층에 자리 잡고 있다. A군이 자주 가던 도서관은 도움교실과 같은 층이다. 컴퓨터실은 4층이다. A군은 보조교사의 도움 없이 도서관 등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 학교 관계자는 “굳이 5층에 갈 일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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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학교폭력과의 관련성 낮아 보여"
경찰은 지금까지의 수사로 볼 때 이번 추락 사건과 학교폭력과의 관련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A군 발견 당시 학교폭력의 피해가 의심될만한 상처는 없었다. 경찰은 교내 폐쇄회로TV(CCTV)를 확보, 분석 중이다. A군 추락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학생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역 교육지원청 역시 A군을 학교폭력 피해 학생으로 파악한 게 없다.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 만한 정황도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밝히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에서 사고 소식은 빠르게 확산됐다. 한 시민(48)은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며 “가족은 물론 같은 반 친구, 교사는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냐”고 말했다. 지역 교육지원청은 학생들과 교사들이 상당히 큰 충격을 받은 만큼 심리치료 지원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찰수사에서 사건 또는 사고의 원인이 나오는 대로 그에 맞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원청 민주시민교육지원팀 관계자는 “경찰이 아직 수사 중인 만큼 우선 심리치료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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