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뼛가루도 못 찾은 남편..보호 못 받는 재외국민
김민정 입력 2018.06.30. 21:44 수정 2018.06.30. 21:58
[앵커]
2년 전 필리핀 경찰이 한국인 사업가를 납치 살해한 뒤 시신을 참혹하게 처리한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줬었죠.
숨진 사업가 부인은 범인이 단죄되는 것을 보기 위해 현지에 홀로 남아서 아직도 힘겹게 싸우고 있습니다.
범죄 피해를 입어도 속앓이만 할 수 밖에 없는 재외국민들의 이야기를 김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6년 10월 필리핀 한인 사업가 지익주 씨가 누군가에게 납치됐습니다.
몸값을 노린 범죄였습니다.
필리핀 경찰에 신고해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부인 최경진씨는 남편을 찾는 신문 광고를 내고 직접 CCTV영상까지 찾아 나섰습니다.
[최경진/故 지익주 씨 아내 : "견딜 수 있었던 건 남편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니까 빨리 찾아야겠다..내가 이러면 안되지.."]
하지만 석달 뒤 돌아온 건 남편의 피살 소식이었습니다.
범인은 다름 아닌 현지 경찰, 시신은 참혹하게 처리됐습니다.
[최경진/故 지익주 씨 아내 : "화장실에 그렇게 (뼛가루를 버리고)...근데 그건 우리 남편 아니야.. 우리 남편 어디 살아있을거야.."]
필리핀 대통령이 나서 엄중한 처벌을 약속할 때만 해도 범인들이 금세 죄값을 치를 것만 같았습니다.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2017년 1월 : "내가 당신(사건 관련자)들의 머리를 한국으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판은 지난해 말에야 시작됐고 그나마 계속 연기되고 있습니다.
낯선 법과 언어 장벽에 최씨는 홀로 힘겨운 싸움 중입니다.
[최경진/故 지익주 씨 아내 : "이게 도대체 뭐지 내가 언제까지 여기서 이렇게 있어야되는거지 왜 나혼자만 여기서 이렇게 있어야.."]
한달 전 필리핀 한인 선교사 백영모 씨는 불법무기 소지죄로 수감됐습니다.
권총을 가지고 있었다는 건데 현지 경찰에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도 소용없습니다.
[배OO/수감된 선교사 아내/음성변조 : "무기를 본적도 없고 무기를 만진적도 없고 무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너무 억울한거죠. 아무런 소식이 없어서 저희도 답답하고.. "]
국내에서 국민들이 범죄 피해를 입으면 경제적, 법률적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씨나 백씨 같은 재외국민들은 현행법상 경제적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법률서비스 역시 해외에선 지원받기 어렵습니다.
우리 대사관은 근거 법령이 없어 충분한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최경진/故 지익주 씨 아내 : "외국에 살기 때문에 그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그런 것들이 많더라고요. 국민이면 똑같은 보호를 받아야되는 것 아닙니까?"]
해외에서 범죄 피해를 입은 재외국민은 2016년 한 해만 7천 8백여 명.
4건의 재외국민보호법이 발의돼 있지만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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